퍼널 개선에 관하여

13만 -> 800명이 되는 퍼널을 보고

최근에 일하고 있는 제품의 퍼널을 전반적으로 살펴봤다. 요즘 보고 있는 서비스는 어차피 써야하는 강제성을 가진 서비스이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핵심 목표를 달성한 이후 제공하는 부가 서비스들은 사용률이 너무나 낮았다.

최근에 본 퍼널 중 하나는 꼭 해야만 하는 행위를 달성한 이후 벌어지는 일이었는데 이건 월간 13만명이 사용하는 기능이었다. 13만명에게 그 행위에 대한 결과를 알려달라고 하는 경우에 800명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0.6%인데... 다른사람들이 이 상황을 보고 있었으면서 미처 공유할 시도를 못했던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누군가는 서로 고민하고 논의하고 있었을 것 같은데 내가 전혀 모르고 있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13만명이 모두 전환될 필요는 없긴하다. 그래도 20%면 2만 ~ 3만인데 800명이라니 조금 많이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랐던 것 같고 나도 흐름을 가지고 살펴본건 오랜만이었던 것 같다. 원래 보시던 분이 계셨어서 잘 알려주겠거니 했긴했다. 아마 미처 말 못할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맨날 데이터만 보고 있는데 알려봄직하지 않았나 생각했는데, 알려줬어도 내가 직접 안봤으면 시큰둥 했을 수도 있고.

지금은 13만 -> 800 -> 400 으로 떨어지는 퍼널을 공유했을 때 그동안 공유했던 사람들이 겪었던 그런 느낌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딱히 반응이 없다.' 그나마 조금 다른건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건 그냥 해버리면 된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다.

내가 봤던 문제가 되는 퍼널은 두가지이다.

1번. 위에 적은 월간 13만 -> 800 -> 400.
2번. 더 심각한 주간 20만 -> 60 -> 0

무언가 만들면서 쉽게 빠지는 함정인 것 같은데 '내 생각에 이게 가치가 있을 것 같으니 접근경로 앞에 허들을 몇개 설치해서 더 가치를 느끼게 하자' 말이다. 나는 이 생각과 반대의 주장을 하곤한다. 어차피 사람들이 쓸지 안쓸지 모르는데 안에 이것저것 넣어두어봤자 거기까지 도달하는 사람이 없을거라고.

저 퍼널이 딱 그렇다. 맨 앞에서 12.9만, 19.9만이 떨어져 나가는데 다음 단계에 아무리 좋을걸 넣어두어봤자 아무도 만나지 못한다. 그래서 일단 사람들이 써볼 수 있게만 만들어보자고 한다.

사람들은 내 방식을 덜 만든다고 느끼는 경우가 있다. 나는 내가 틀렸을 수도 있으니 보통은 한번 보고 결과를 보자는 주의인데 가끔은 출시 후 판단했을 때 담당자에게 현황을 알려주면 썩 좋은 반응이 오지는 않는다. 실패했다고 '거봐 잘못됐지?' 라는 느낌이 들지 않게 최대한 조심하는데 내가 만든 것을 비판하면 나를 비판한다고 느끼는걸까. 나는 보통 그냥 그 결과가 개선이 필요한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 단지 A와 같이 실행했을 때 A에 대한 결과가 나온 것 뿐이다. 이런 문제일수록 감정을 최대한 담지 않는다 그냥 고치면 되는거니까. 오히려 감정을 넣으면 적극적으로 개선을 못하는 것 같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왜 그걸 인정해주지 않느냐고.

열심히 준비해서 몇달 걸려서 만들어서 아무도 안쓰면..

만약 회사에 새로 들어갔다고 가정하고 저 두 퍼널을 만났으면 어떻게 해야할까? 도망가야할까? 농담으로는 도망가라고 하고 싶지만, 저런 퍼널이야말로 이미 박살난 상태라 조금만 하면 바로바로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아이템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면 꼭 선택하고 개선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나는 1번은 약간 급하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아서 2번 20만 -> 60 -> 0 부터 개선해보려고 한다.


현재는 이랬다.

사용자는 해당 기능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는데 들어가서 보려면 로그인을 요구한다. 그리고 다른 과제까지 완료해야 들어갈 수 있다. 실제로 제공하는 것은 사용자가 로그인도, 꼭 그 행동을 할 필요 없는데 허들이 2가지나 있다. 이걸 치우면 어떻게 될까.

2번 기능이 세상에 나온지 벌써 4~5개월 정도 된 것 같은데 방치해뒀었다. 누군가(보통은..)는 열정을 가지고 이야기 하는데 함께하는 사람들의 지지를 못받아서 약간은 건드리기 뭐한 기능이라 방치된 것 같은데 숫자를 보고 조금만 건드려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실제로 유사한 기능을 서비스하는 곳은 이 기능의 한계를 보고 내려놓은 것 같긴하다. 그래도 나는 해보긴 해야하니까 숫자나 볼까한다. 아니면 그들처럼 왜 확실히 내려두어야만 하는지 결과나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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